# 다짐
시간은 참 이상하고도 신기하다. 시간은 매우 천천이 흐르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샌가 훌쩍 흘러가버리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오직 한 방향으로만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삶에 순간순간 같은 무게를 짊어지게 한다.
시간의 무게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시간의 무게를 단순히 머리로만 아는 것은 그다지 효용가치가 없다. 마음으로 느껴보고, 가슴으로 겪어보아야만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무게가. 단순히 1분 1초라는 그 무게가 어느정도 묵직한 무게감을 주는 지를 알 수가 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새로운 연(緣)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람이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흘러가버리는 시간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스치는 언어에 상처가 난 탓일까? 확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지만 그 사람은 이른 새벽 나에게 짧은 이야기를 남긴 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건조했던 내 삶에 잠깐의 새로운 물결을 맞이했지만, 이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매말라버린 모래들을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부디 아프지 않기를. 그가 누가 되었든 아프지 않고 나아가기를.
마음 한 편에 나직이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다시금 나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 일어섰다. 물론 이전보다 더욱 견고하게 말이다. 더 이상은 사사로운 연(緣)에 놀라지 않고 지금하는 일에 몰두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엔 어딘지 마음 한 구석이 흔들리는 느낌이었지만, 이번엔 짧았던 시간동안 나도 모르는 변화가 생겼는지 흔들림 없는 고요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첫 만남에서도 나에게 편안함을 건네 주었던 그 사람은 마지막까지도 끝까지 편안함을 선물했다. 처음과 끝이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이 아쉬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다짐을 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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